끄적끄적(11)
-
101
그러던 중 편입면접에서 날 뽑아주신 교수님이 행정고시 토목직에 도전해 보라는 권유를 하셨다. 나는 편입에 운으로 합격했다는 생각 때문에 두려웠다. 학교 수업은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그래서 교수님께 교수님 강의에서 좋은 학점을 받으면 도전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열심히 수업에 임한 결과, 그 강의에서 2등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행정고시가 되면 현장일은 덜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도전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행정고시는 분명 어려운 시험이었다. 한 번 떨어지면 바로 나이가 +1이 된다는 사실이 나를 또 돌아가게 만들 것이라는 압박을 주었고, 흔히 말하는 전국구 공부괴수들이 해마다 지원하고 그들도 떨어지는 시험이었다. 만약 인원을 조금 뽑으면 그 자리는 비켜줘야 했다. 기술직의 1차 커트라인이 ..
2021.01.01 -
1231
전공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이 작가는 토목을 매우 싫어하는구나’ 생각하시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토목공학은 도로, 철도, 다리 등 우리가 사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학문이다. 지금도 현장에서 추위와 더위를 견뎌내는 선배, 지인들을 좋아하고 또 존경한다. 단지 나는 공부를 그냥 해야 하니까 마냥 열심히 했던 학생이었고, 당시의 나는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떠나는 방랑자였다. 그래서 군대에서 영어부터 시작해서 KBS한국어, 한자 2급 등 점수/자격증을 취득하고 전역하였다. 전역 후에는 유럽여행을 다녀오며 외국인 공대생과 기차에서 이야기를 하며 공학을 바탕으로 취업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학교에 복학해서는 전과 달리 공기업을 목표를 하니 열심히 했다. 노력한 결과 뒤에서 3등이던..
2020.12.31 -
1230
대학생활을 시작하며 생각지도 못한 또 다른 어려움도 겪었다. OT 때까진 잘 몰랐다. 21세기에도 토목과에 군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먼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절대 비하나 비난, 또는 비판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단지 내가 겪은 일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며, 선배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당시 시스템을 시간이 지나고서야 이해했다. 개성 있는 옷차림으로 인생 상담을 듣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잠이라도 자면 선배들이 수업을 잘 들을 수 있게 도와줬다. 학과 행사에 빠지면 모두 한 곳에 모여 전원이 올 때까지 다 같이 온 마음으로 기도했다. 이후 편입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모든 것들을 이해했지만, 그 당시의 나에겐 지옥 같았다.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방황을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나를 기..
2020.12.30 -
1229
성적표를 주작했던 학생 ‘주작’이란 단어를 아는가. 아마 이 책을 읽을 대학생 분들이나 회사에서 대리급 분들이라면 알 것이라 생각한다. ‘주작’은 조작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단어이다. 그렇다. 제목 그대로 나는 대학교 1~2학년 때 성적표를 주작했다. 물론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은 가족 외에는 피해를 주진 않았다. 피해를 줬다면 내가 이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니 안도하라. 당시 대학 성적표는 우편으로 배송되면서 온라인 확인도 가능했다. 난 집 주소를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집주소로 바꿨고, 성적표는 친구가 대신 받아줬다. 온라인 성적표는 그림판으로 어설프게 바꿨다. 성적표 주작에는 성적보다 더 심오한 이유가 있었다. 과거 난 대입에서 원하는 결과를 못 얻어서 재수를 하려고 했었다. 부모님과의 의견차이로 실..
2020.12.29 -
1228
프롤로그 - 롤링페이퍼엔 용기가 없던 학생이었지만 초등학교 때 받은 롤링페이퍼에는 내년에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만큼 말 수가 많지 않은 학생이었다. 앞에 나서기 부끄러워했고 교과서를 읽을 땐 얼굴이 빨개졌다. 그런 내가 지금은 TMT(일명 투 머치 토커, 한마디로 말 많은 사람)로 불린다. 수백명 앞에서 강의를 즐거워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에세이는 할 말 많은 나의 대학생이후 취업을 위해 살아온 과정을 담고 있다. 에세이의 타겟은 대학생이다. 그 중에서도 취업준비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다. 나의 이번 책은 애매한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 에세이지만 정보를 포함한 에세이. 정보서지만 재미있는 정보서. 취업에 고민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재미..
2020.12.28